"과학고서 가난하다고 학폭"…배달 기사, '절도' 이력에 하차

입력 2024-02-05 07:54   수정 2024-02-05 08:41


경제적으로 빈곤하다는 이유로 과학고등학교에서 학교폭력(학폭)을 당해 대학에 진학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샀던 20대 배달 기사 정순수 씨가 학창 시절 친구들의 노트북을 절도했다는 사실이 드러나 결국 하차했다.

4일 유튜브 채널 미미미누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전날 공개했던 ''헬스터디2' 2화 영상 비공개 처리 안내'라는 글을 통해 정씨의 하차 소식을 전했다.

미미미누는 "2화 업로드 이후 참가자 정순수 학생이 영상에서 말한 내용들의 진위를 파악해달라는 제보를 접하게 되었고, 확인 결과 영상에서 말한 내용들은 모두 사실이었다"며 "하지만 그 과정에서 순수 학생이 고교 시절 저지른 잘못에 대한 고백과 함께 자진 하차 의사를 전달하였다"고 전했다.

이후 정씨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제가 너무 힘들다는 핑계로, 도망을 치듯 하차를 하겠다고 한 것 같아서 민우 형(미미미누)에게 너무 죄송하단 말을 하고 싶다"며 "영상에서 나온 이야기들로 인해서 제가 살아온 길에 대해서 공감해주시고 좋은 댓글과 개인 메시지를 보내주신 많은 분에게도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는 자필 메시지를 공개했다.


그러면서 "영상에 나온 이야기들은 제 모든 걸 걸고 진실된 이야기였다"며 "하지만 제가 과거에 했던 너무나 잘못된 행동도 정말 있었던 일"이라며 영상 공개 후 불거진 노트북 절도 사건이 사실임을 인정했다.

정씨는 "당시에도, 이번에도 제 사과를 받아준 세 명의 동기들에게 정말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뿐"이라며 "평생 미안해하면서, 고마워하면서 살고 싶다"고 전했다.

이어 "동기들이 저의 사과를 받아주고, 앞으로의 저를 응원해 줬어도 제가 한 행동은 너무 잘못된 행동이었고, 이 점을 떳떳하게 생각하지도 않는다"며 "평생 제 잘못을 인식하고 반성하며 살겠다"면서 '헬스터디2' 하차를 결심한 이유를 설명했다.

또 "이번에 저를 응원해 주신 분들과 아프신 부모님과 같이 고생한 동생, 걱정을 해준 친구, 지인들과 오열하시면서 전화해주신 사회복지사 선생님에게 제가 멋지게 성공하는걸 보여드리고 싶다"며 "영상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선한 영향력이 되고 싶다"면서 앞으로도 꾸준히 공부하는 모습을 SNS를 통해 공개하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헬스터디'는 공부와는 담을 쌓은 N수생을 대상으로 그해 수능 시험까지 모든 강의와 교재, 생활비 등을 전폭적으로 진학하는 대입 콘텐츠다. 정씨는 앞서 어려운 가정 형편에도 좋은 성적을 유지해 과학고에 진학했지만, 가난하다는 이유로 학교폭력을 당했고, 가정 형편이 더 어려워지면서 현재는 배달일을 하고 있다고 알려져 안타까움을 자아냈던 인물이었다.

정씨는 '헬스터디2'에 발탁된 후 SNS에 공부 계획을 공개하는 한편 "많은 분이 응원해주셨다"며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씨의 사연이 공개된 후 그의 고교 동창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이 "정씨가 친구들의 노트북 3대를 훔쳤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정씨는 미국으로 9박10일 일정으로 가는 수학여행 비용이 부담돼 노트북을 훔쳤지만, 이를 일주일 정도 가방에 뒀다가 선생님에게 털어놓았고 이후 사과하고 당사자들끼리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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